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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얀과 보낸 시간

 

얼마 전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반려동물을 출장 중에 돌봐주실 분을 찾는 글이 올라와 자원을 했습니다.

 

유기견을 10년 가까이 돌보고 계신 견주께서 애견호텔에 맡기면 꼼짝없이 보내야 되는 시간이 안타까워 여건이 되는 분이 계시다면 함께 있어주실 수 있는 분과 시간을 보내길 바랐더랍니다.

 

약속 날 얀(강아지 이름)을 처음 만났을 때 주인과 떨어져야한다는 것을 알았는지 조금 산만했지만 줄을 건네받고 견주가 떠나가는 모습을 보며 얀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지만 처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방에 들어와 잠시 안정을 취할 수 있게 기다려주자 얀은 떠는 듯 하면서도 빠르게 적응하더군요.

 

얀은 노련하다고 달까? 완숙하다고 할까? 여느 개와는 달리 실내에서 물건을 건드리거나 물거나 대소변을 보는 행동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것이 부자연스럽기까지 할 정도로 잘 훈련되어 있었습니다. 전날 중요물건을 높은 곳에 두었는데 너무나 얌전하고 짓지도 않았습니다.

 

책상에 않자 곁으로 다가오더니 책상 밑으로 자리를 잡고 않더군요.

 

같이 있자.’ 온몸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얀

 

담요를 깔아주자 바로 자리를 찾아가는 영민함에 놀랐습니다.

 

 

 

 텔레비전에서 봤던 (보듬 훈련소 강형욱씨가 알려준) 노즈워크를 시도했지만 사료가 맛이 없어서 그런지 전혀 관심을 안이고 멀뚱히 있길래 결국 손으로 치웠습니다. 너무 얌전해서 물건을 전혀 어지럽히지 않네요

 

 

 

 

 

얀은 실내에서 배변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하루 2번 산책을 해줘야 했는데요. 장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산책을 나가면 너무나 좋아하더군요. 냄새 맡고 마킹도 하고 배변도...

 

 

 

 

 

 

 

잠 잘 시간이 되자 알아서 이불위에 눕는 얀, 느낌이 좋았는지 다음날부터는 담요보다 이불은 선호하더군요. 손을 가까이 대면 쓰다듬어달라고 하는데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견주님이 데리러 오시자 너무나 반가워하는 모습에 정이 들었는지 약간은 서운한 감이 들더군요.

 

그날 밤에는 다양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래전에 EBS<하나뿐인 지구-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 를 본적이 있습니다. 하나의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이 쉽게 결정을 내릴 일은 아니라는 내용이 기억이 나더군요. 좀 더 여건이 되고 반려동물을 불행하게 만들지 않을 자신이 있을 때 반려동물을 입양하겠노라 다짐합니다.

 

 

 

 

뒤로 간다...자꾸만 뒤로...

(뭐 먹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