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위기의 순간, 시그널(signal)이 울리다 (tvN드라마) 리뷰

 

 

위기의 순간, 시그널(signal)이 울리다

 

TVN드라마 시그널이 완결했다.

 

최근에 드라마를 오랫동안 안 봤는데...이건 정말 볼만하다. 사실 출연배우는...흥행보증 배우들은 아니다.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 이 3명이 중심이 되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먼저 배우들에 대해서 끄적여 보자면... 이제훈 그의 연기는 그가 군대에 입대하기 전 패션왕에서 별로 달라진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복귀작을 SBS 비밀의 문과 TVN 미생중에 비밀의 문을 선택하는 악수를 두다니.. 작품을 보눈 눈도 없지..라고 생각했지만..과거의 교훈 때문인지 이번에는 TVN 시그널을 선택했는데...작품은 잘 선택했지만 시정자로서는 아쉽다...솔직히 별로 안 어울렸다고 생각되었다. 미생의 장그레 역할이 이제훈이었다면...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남는다. 그때문인지 1편에서 미생출연자를 열라 까는 장면이 나오는데.. 흥미로웠습니다.

 

이제훈이 연기한 케릭터는...일관성이 좀 떨어졌다...이것이 작가 때문인지 아니면 배우의 연기 문제인지...잘 모르겠다. 타임패러독스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완전히 납득되지 않았다.

 

김혜수는 작품 속 과거와 현재 양쪽에 존재하며 이야기의 균형을 맞춰주고 시청자들의 감정선을 붙잡는 역할을 맡았다. 그녀가 상징하는 바는 여성성이다. 남성성이 강력한 한국 경찰드라마에서 케틱터가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잘 잡았다. 다른 여배우라면 조진웅의 강력한 마초력(?) 앞에서 들러리가 되었겠지만 역시 김혜수는 김혜수다.

 

조진웅은 SBS 뿌리깊은 나무에서 무휼역할로 카리스마 있는 마초로 충신, 강인함, 투지 이러한 수식어로 기억에 지금껏 남아있다. 이번에 맡은 이재한이란 역할도 기본적 베이스인 마초란 바탕은 같지만 그 속에 순정, 여림, 정의감, 부드러움 같은 여성성을 내재적으로 갖춘 케릭터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같은 사람이 연기했으니 비슷해 보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나인과 시그널...

 

 

시그널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과거동일 방송사의 드라마 나인(9번의 시간여행)과 유사성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나도 그랬다. 단순히 시간여행 소재뿐만 아니라 과거를 바꾸면 현재가 바뀌는...나비효과처럼 원치 않는 결과로 돌아오는 점이 아주 유사하다. 시간여행이 제한적이고 아주 작은 계기만으로 미션을 완수해야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나인에서는 향이 있었고 시그널에서는 무전기가 있었다. 극의 이야기 중간에 삽입되는 스릴러틱한 오디오가 시청자의 몰입도를 극대화 시키는 부분도 비슷하다.

 

제목에서 보면 알 수 있듯 나인은 9번의 시간여행을 의미하는 것이고 시그널은 무전기의 신호를 가리킨다. 시그널의 작가가 과거 박신양 주연의 사인

’이란 작품이 있다. 이렇듯 제목을 정할 때 작품내용 전체를 포괄하거나 핵심 인물이나 소재를 제목으로 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드라마 사인(싸인)은 사인(死因[명사] 죽게 된 원인)과 영어 sign ( 1. 징후, 조짐, 기색, 흔적   2. 표지판, 간판   3. 몸짓, 신호, 표시) 의 중의적 뜻을 가지고 있고 시그널(어떤 일이 있거나 있을 것이라는 신호)은 말그대로 신호를 뚯하지만 극중에서 무전기를 통해 시공을 초월한 메시지를 말하는 것 뿐만 아니라 '모든 기록물' 조진웅이 극중에서 미래의 이제훈에게 전하는 메세지 드라마 전체가 시청자에게 보내는 메세지(시그널)도 포괄한다.

 

한마디로 드라마 시그널은 당신에게 시그널을 보내며 메세지를 계속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것인지는 직접 시청하시면 금방 알 수 있다. (글의 말미에 소새한다.)

 

 

 

 

정황만으로 판단하자면 나인의 시간여행 연출방식이 시그널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은 끼쳤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거기에 그녀의 특기인 거대범죄와 미제사건을 연루시킨 스토리텔링을 통해 시그널이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시즌제 드라마에 대해서...

 

 

시그널이 마지막을 열린 결말로 마무리 하면서 마치 시즌2가 나올 것 같은 뉘양스를 풍기며 막을 내렸다...기본적으로 열린 결말을 아주 싫어하는 나지만 이번 결말은 나쁘지 않은 열린 결말이었다. 대표적으로 가장 짜증나는 열린 결말이 꿈이었다인데...이건 정말 싫다. 오랫동안 드라마를 시청한 사람들을 우롱하는 짓으로 규정한다.

 

시그널이 열린 결말인데도 나쁘지 않은 이유는 극 속에서 주요갈등이 대부분 해소되었기 때문이다. 환자로 치면 근본이 되는 암덩어리가 아직은 남아있는 상태지만...당장 죽음의 위기는 모면했고 숨고르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벌어준 샘이다. 시즌2가 나오지 않는다 해도 극 속에 등장하는 케릭터들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란 것을 시청자들은 알 수 있다.

 

시즌제 드라마를 검색해 보니 ocn에서 제법 많이 제작했나 본데...내가 제대로 시청한 드라마는 없다. 신의 퀴즈란 드라마는 배우 류덕환에게 흥미가 생겨서 몇 번 봤는데 재미가 너무 없어서 보질 못했다.

 

시즌제 드라마가 망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한마디로 재미가 없기 때문일 것이. 시즌2 스토리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출연배우 섭외가 반드시 필요한데 동일 배우를 캐스팅해야하는 제작사는 출연배우의 높은 출연료 때문에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처음 극을 만들 때 보다 제작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돈을 처발라서 배우를 캐스팅했을 경우 전체 제작비를 잠식해서 다른 부분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어 퀄리티가 떨어지고 대규모 연출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작가 원고료, 카메라, 조명, CG같은 인건비를 줄이고 스텦들의 복지를 떨어트리게 된다. 그렇다보니 임시직이 늘어가고 기존 스텦이 나가는 등 팀의 불화가 자연스럽게 생긴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시즌2 제작이 더 어려워지고 작품성이 떨어지는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주연배우 탓으로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 그들이 작품의 중심에 있는 것은 사실이니 적당한 대우는 필수다. 그러나 특정 주연 배우들이 전체 제작비의 상당부분... 심하면 절반이 넘는 제작비를 가져가는 경우가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반면 한 컷만 등장하는 단역배우들, 1회만 등장하는 배우들에 대한 처우가 형편없다보니 빈익빈 부익부 배우들간 화합이나 상대적 박탈감도 커지고 연기력이 보장되지 않는 배우 출연이 잦아져 극의 흐름을 깨틀여버려 시즌제가 아니어도 많은 작품들이 어려움을 격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오디오에 대해서...

 

이것이 시즌제 드라마에만 있는 것인지 아니면 몇몇 케이블 드라마에서만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오디오가 굉장히 귀에 거슬린다. 도저히 극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슬린다. 오디오 담당 인건비를 줄이다 보니 생긴 문제인지...의도적인 연출인지는 모르겠다. 신의퀴즈가 특히 그러하다. 시그널에서도 후시녹음을 했는지 처음에는 귀에 거슬렸다. 후반부에 가서는 익숙해서 인지 잘 모르게 되었지만..이제훈 초반 대사는 특히 귀에 거슬렸다. 후시녹음을 한것 같은데 나쁜 것은 아니다. 신의 퀴즈처럼 잡음이 잔득 들어간 녹음을 할 바에는 후시녹음이 훨씬 좋다. 시그널에서는 미묘한 싱크오차 때문에 거슬렸던 것이지 신의 퀴즈랑은 많이 다른 케이스다.

 

 

 

스타배우에 대해서....

 

 

 

 

흥행보증이 확실한 배우가 분명 있다. 연기력이며 외모며 작품을 주도하는 힘까지 겸비한 훈륭한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배우 중심의 작품은 배우를 영웅화 하는데 지나친 에너지와 시간을 소모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보니 작품의 본질이 되는 문제의식과 메세지가 흐릿해지거나 뭐가 뭔지 알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저 멋들어진 몇마디로 화제가 되기도 하지만 장면 하나에 메세지를 다 담을 수 있다면 왜 작품을 만드는지에 대한 회의가 올것이다. 작품 전체를 볼 때 비로소 모자이크 그림처럼 비로서 하나의 큰 그림이 되게 보이는 것이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타배우는 달콤한 독이다. 시그널에서는 어땠나? 스타는 없고 배우만 있었던것 같다. 한명이 튀기 위해 오바한 장면은 딱히 기억나지 않는다...(굳이 꼽자면 조진웅이 얀간...)

 

 (이부분은 결과론적인 해석이긴 하다. 스타가 있었는데 잘 편집했거나 현장감독들이 잘 다루었을 수도 있다.)

 

 

 

 

옥의 티 아닌가?

 

1. 이제훈이 맡은 역할은 프로파일러다..그런데 그는 너무 순진하다...통화녹음 어플도 모르나? 주요 현장에 증거를 기록하는 수단이 너무 없었다. 그 때문에 어이없는 오해를 사기도 하고 위험한 상황이었음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 생활 녹음 필수다

 

똑똑한 분들이 21세기를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닌가?

 

2. 플로피디스크에 저장된 데이터는 오래보관하면 데이터가 유실되는 것은 상식이다. 요즘은 사용되지 않아서 잘 모르는 사람도 많겠지만 15년동안 디스켓에 보관된 데이터가 멀쩡하다는 것도 웃기다. 잦은 에러는 플로피의 숙명과도 같은 것을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은 알 것이다. 또한 기껏해야 플로피 디스크 최대용량 1.44MB에 비리가 낫낫히 기록되어 있을 리도 없다. 대사 중 친필사인이란 표현이 나왔는데 이미지파일이 플로피에 저장되어있었다는 뜻인가? 이미지 한 장만으로도 1MB는 거뜬할 듯...

 

3. 폐병원에 방치된 사체가 부패하면서 악취가 나지 않았을까? 평원이 폐쇄되기 전까지도 사체는 병원근처 폐건물 근처에 있었을 것이다. 사체에서 나온 악취가 병원에 까지 도달하지 않았을까?   폐쇄된 건물이라도 지자치 공무원이 한번도 오지 않았을까? 15년이 넘게 모를수 있나?

 

4.  상사에게 미움받고 조직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고 해도 살인을 간과할 사람은 흔치 않다. 언제 살해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신원을 기록하거나 알릴사람이 너무나 없다. 부패한 경찰이라서 그렇다 치더라도 조진웅은 경찰 말고 친구 한명 없었나?

 

5. 흉악 사건이 너무 많다.. 명탐정코X도 아니고 사람이 살면서 살인사건과 마주하는 것이 현직 경찰이라도 얼마나 있겠나...그것도 특정 인물 주위에서만...잔뜩...

 

6. 집은 옥탑방인데...차가 되게 좋네?

 

7.  정현요양병을 찾지 못했다고 했는데....막상 화면에 나온 요양병원은 너무 커서 인터넷 검색에 바로 노출되었을 듯...

 

8. 요양병원에 집단으로 조폭들이 처들어가는데..무슨깡이지? 병원에는 cctv가 있는데...

 

말고도 몇가지가 더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망한 드라마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설득력'이 부족하다이다. (비전력이 부조카당-_-?) 비록 허구의 소설일 지라도 그럴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시그널은 그 중간에서 외줄타기를 했다. 조금만 짜임새가 부족하거나 연기가 부족하거나 연출이 어설펐다면 장난치나?’이러며 안볼 사람 수두룩했을 것이다. 판타지적 요소인 무전기는 허구라도 그것을 대하는 케릭터가 허구여서는 곤란했을 것이다. 위에 지적한 납득이 안되는 지점이 몇몇 있었지만 실존하는 문제의식이 너무나 현실적이었다. 그것이 작품전체의 설득력으로 다가왔다.

 

우리 사회 시스템에 대한 강력한 비판의식, 시청자들에게 보내는 간절한 메시지가 시그널에는 있었다.

 

시그널을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은 무전기를 통해 나에게 기적 같은 구원이 올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환상이 아니다. 우리가 하루하루를 '포기하지 않고' 싸우며 진실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우리를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것이다.

 

.

 

Ps: HD 16:9비율이 아닌 극장상영 기준인 2.35:1 비율로 제작된 모양입니다. 화면비율을 변경해서 보시길 권장합니다. 

 

마지막 보고 졸린 상태에서 쓰다 보니 생각나는대로 써서 횡설수설한 듯 -_-;? 나중에 다시 정리하던지 해야지 그러나 지금의 감성을 남겨두고 싶었다.